용산에서 itx 청춘 열차를 타고 남이섬으로 떠난다.
어릴적 시끌벅적한 추억의 열차는 아니었지만 마치 그때의 그열차에 실려가고 있는 듯 했다.
정말 많은 청춘들 사이에 나도 청춘으로 돌아가기나 한 듯이...
선착장에 도착하고 배에 올라 탔다...짧은 거리지만 이런 시원한 강바람...
남이섬으로 한발한발 옮기면서 너무 아름다운 정경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강가를 따라 불어오는 강바람.. 깊은 나무냄새는 코끝을 간질이고 햇살따라 반짝거리는 물비늘들은 강바닥에 보석들이 깔려있는 것 처럼 보였다.
더군다나 바나나보트며 수상스키들을 타는 사람들이 내지르는 비명소리도 어찌나 즐거운지...덩달아 내몸도 움찔움찔~
나를 처음 맞아준건 강가에 서있던 인어공주..
인간의 모습을 얻기위해 아름다운 목소리와 혀를 내어주고.. 왕자가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해버리면 죽게될 운명..왕자를 찔러야지만 자신이 살수 있다는걸 알면서도 다른 여인과의 결혼을 축복하면서 기꺼이 바다의 거품으로 사라져버린..............
그 비련의 인어공주가 연상이 되는 조각상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남이섬에서 처음 나를 맞아준 인어공주!
네 덕에 인어공주 이야기를 떠올리게 되었어^^
강가에 놓여져 있던 멋스러운 오래된 고목 나무...뿌리를 잃은 후에도 여길 지나는 사람들에게 잠시 걸터 앉아 쉬어갈수 있는 의자로 아낌없이 자기를 내어주는구나...
그곳에 걸터 앉아 갔던 많은 사람들, 많은 이야기들을 들었겠지...
너무 재미있어 보이는 조각상이 보인다.
중국의 위칭청의 작품인데 아이 한명은 등에 매달린체로 한명은 엄마 앞에 선체로 정말 맛있고 즐거운 표정으로 엄마 젖을 먹고 있다.
조각상 설명을 읽어보니 엄마의 젖은 중국의 장강과 황하강을 뜻하고 두 아이는 중국 국민들을 의미하며 큰 두 강줄기가 중국을 꽃피우게 했다는 내용이 있었다.
아마 앞에 있는 조각상의 설명을 읽지 않았다면 단순히 익살스런 조각상으로만 기억 했을텐데....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엄마와 아가의 모습이다.
멀리서 꽥꽥 괴상한 소리가 들려온다..뭐지? 이런 이런 ...공작새다.
공작새들이 열심히 이 지붕 저 지붕위로 달아 다닌다. 구애를 하는중인지 정말 열심히도 울어댄다.
조금 걷다보니 멋스러운 건물에 눈에 콱 박히는 Library..도서관이라고? 건물로 들어가 보니 그림책으로 가득찬 정말 도서관이다.
커다란 벽면을 가득 채운 수많은 그림책을 보니 밥을 잔뜩 먹은후 느껴지는 포만감이 들었다.
다락방책이 있는곳에 잠시 앉아 있으니 어릴적 작은 내방 구석에서 온갖 책속 이야기의 주인공이 나인것마냥 상상을 해가며 책을 읽어대던 모습이 떠올랐다.
계몽사 50권 동화책.. 멋진 그림도 없고 글씨체도 아주 진지했지만 아직도 그때 이야기들이 선명하다.
그림책이 탄생한 계기가 어려운 기독교 교리를 설명하기 위해 낱장으로 그림을 그리던 것인데 이 아이디를 처음 낸 사람이 정말 궁금하다.
도서관앞 커다란 나무에 뭔가 보인다..
동화책에서 막 튀어나온듯한 여우가 마치 책을 먹어치울 듯이 열심히 독서중이시다.
책 읽는 여우가 한가로워 보인다.
나도 저 여우옆 나뭇 가지에 걸터앉아 멀리 보이는 노을도 바라보고
한줄 책이라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소리 듣기
한가로운 남이섬..
어? 비다..후두둑 후두둑 제법 많이 오래 쏟아진다, 비를 피할 곳을 찾아 들어간곳이 옛날 시골집 부엌처럼 정겹다..작은 창문과 소박한 의자.
가만히 창밖을 내다보았다. 처마 끝으로 음악처럼 빗방울이 떨어진다. 음~실로폰 소린가?
이 넓은 곳에서 길을 잃지 않게 우리를 이끌어주는 예쁜 그림과 글씨의 이정표, 빗방울을 잔득 머금은 연꽃잎, 여기저기 헤엄치던 소금쟁이, 그리고 초록들 초록들....
이 모든 것을 뒤로하고 돌아가는 배에 오르는 길.......마음 한켠에 자꾸 뭔가를 두고 온 것처럼 발길이 느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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